4년 여간 태권도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그 중 공을 많이 드리고 특별한 기억을 남긴 기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태권도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기원 개혁을 촉구하는 탐사기획 보도입니다. 국기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문제며 골치인 것 같습니다. 전 세계 태권도 인들에게 성지로 보여야 할 곳인데 말입니다. 당시에 국기원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한 달여간 국기원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뭔가 변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2년이 지나 이 기사를 보니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혜진 태권도 세상 - 타임머신>은 제가 지난 시절 작성했던 뜻 깊은 기사 또는 쓰지 못했던 내용을 뒤늦게나마 소개합니다.

[작성일 : 2007년 4월 26일] 태권도는 세계 182개국에서 7천만 인구가 수련하는 세계화된 무도 스포츠이다. 그 중심에는 세계 태권도 ‘본산’이라고 하는 국기원(원장 엄운규)이 있다. 국기원의 기능과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현재 승품단 심사 및 국내 외 지도자 교육, 일선도장 지원, 태권도 기술체계 및 역사 정립, 대외 태권도 홍보 및 국제 조직 정비 등 많은 업무들이 많이 쌓여있다. 국기원이 이러한 업무들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믿는 태권도 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최근에 국기원의 존립을 위협하는 여러 심각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기원은 그에 대한 대책과 장기적인 발전 플랜은 고사하고 이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무사안일주의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무카스뉴스>는 이러한 현 국기원의 당면한 문제점과 바람직한 방향 등을 ‘탐사기획’ 시리즈로 연속 보도할 계획이다.  - 필자 주 -
[탐사기획 - 3] 뼈를 깎는 혁신만이 국기원이 살길

방만 운영 원인은? 해결책은 없는가?

[2편에 이어 계속] 국기원이 오랜 기간 동안 방만한 운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는 뚜렷한 목표의식 부재, 둘째는 이사회 관리감독 부재, 셋째는 견제기구 전무, 넷째 무능한 직원들의 적체, 다섯째 내부갈등 등 이밖에 많은 원인이 있다.

국기원은 지난 34여 년 동안 승품단 심사업무와 지도자교육 등을 주 사업으로 해왔다. 태권도 기술 및 품새 개발, 태권도 역사 및 정신 재정립, 대외 홍보활동, 태권도 공익사업, 장학사업, 교육프로그램 개발, 도장 지원 사업 등 사업은 항상 뒷전에 밀려있었다.

국기원 한해 평균 예산은 약 83억 원. 이중 국내외 품단증 등록수수료가 전체 예산에 75%(약 62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승품단 심사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기원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한 심사업무로는 부족하다. 심사수입 이외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국기원은 태권도 중앙도장으로서 역할과 동시에 행정 서비스기관이다. 세계 초일류 무도 중앙도장 및 행정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 10년, 20년 후 세계 태권도계 흐름을 예측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단계별 발전 방향과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무국 운영상태가 이토록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면, 이사회는 집행부 최고 의결기구로서 당연히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상근이사 역시 고액 연봉을 받는 만큼, 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태권도 인들에게 고액 연봉만 축내는 상근이사로 비난받을 것이다.

이와 별도로 일반 태권도인과 사회인사로 구성된 ‘특별감사위원회’를 신설, 사무국 운영 실태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베짱이는 일 할 자격 없다! 직무평가 통해 인적쇄신 서둘러야…….


A부원장 승용차가 가뜩이나 비좁은 진입로에 항상 주차를 해 방문차량들에 불편을 주고 있다.

개미보다 베짱이가 더 많은 조직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조직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직원은 과감하게 직무평가를 통해 퇴출시켜야 한다. 또 기형적인 조직구조를 바꾸기 위한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함께 새로운 인사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실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무능력한데 게으름까지 피우는 직원은 내보내야 한다.

인사 적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명예퇴직(名譽退職)과 직무정년제(職務停年制)를 시행해야 한다. 일부 명예퇴직 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 또는 해외 지원에 파견,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불필요한 인력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정보화사업이 순탄하게 이뤄진 만큼 불필요한 사무직 직원과 업무량에 비해 과다 연봉이 책정된 기능직 사원을 외부 용역업체로 전환해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 반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국기원을 이끌어 나아갈 인재를 확보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각 부서 특성에 맞는 직무 소양교육을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 우선 태권도인 및 방문객을 상대하는 민원실, 경비실, 비서실 등은 전화 및 방문객들과 상담하는 예절 서비스 교육을 도입해 직무평가로 연결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올해 홍보 전략으로 ‘겸손’을 내걸었다. 이에 5월부터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식의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기원도 과거 보수적인 기관의 형태에서 벗어나, 서비스 행정기관으로서 변해보는 건 어떨까. “수고하십니다. 사범님. 오늘 하루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일선 지도자들은 저절로 흥이 날것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다. 국기원이라고 해서 예외일 순 없다. 뼈를 깎는 혁신만이 위기에 처해있는 국기원과 태권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2009/06/06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타임머신] - 태권도 본산 국기원 이사회, 그들만의 제국?
2009/06/06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타임머신] - 신이내린 직장 국기원? 방만 운영으로 위기!

[다음 탐사기획은 ‘엄운규 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가 계속 됩니다.]

위 기사는 필자가 작성한 것이나 저작권은 <무카스>에 있음을 알립니다.  - [기사 원문보기 - 클릭]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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