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도시에서의 이색 세계선수권 개최 그리고 ‘품새대회’의 재발견

 

[제8회 WTF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개막식 (사진 저작권 : 무카스)]

 

 

지난 수년 전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러 대회를 창설하고 기존 대회를 육성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회원국에서 주최하는 각종 오픈대회도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중 올해로 8회째 맞이한 세계품새선수권대회는 인도네시아가 유치했다. 인도네시아태권도협회는 대회지를 수도 자카르타가 아닌 발리를 택했다. 겨루기보다 소규모 선수단인 만큼 이 나라의 휴양지를 알릴 겸 휴양도시에서 개최한 것이다.  

 

생각보다 거리가 가깝지 않았다. 비행기로 인천공항에서 7시간 30여 분이 걸렸다. 도착해 외국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면서 “생각보다 멀더라”고 했더니, 과테말라태권도협회 마라아 가스티요 회장은 “난 미국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인천을 거쳐 36시간 만에 도착했다.”라고 긴 여정을 소개했다. 다른 미주와 유럽 등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긴 비행 끝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여하튼 힘든 비행을 인내할 만했다. 말로만 듣던 자연치유 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할 정도로 아름다운 휴양지였다. 특히, 대회장은 기존 태권도 대회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월드컵 등 수많은 대회지를 현장 취재했던 기자에게도 생소한 경기장이었다. 호텔 리조트 내에 연결된 컨벤션센터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해양 휴양객이 WTF 시범단의 훈련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사진 저작권 : 무카스)] 

 

지도(map)가 없으면 방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리조트였다. 모든 팀이 이곳에서 숙박하지 않았지만, 숙박과 각종 회의, 대회가 한 호텔리조트에서 모두 열렸다. 호텔 밖을 나가면 에메랄드 및 바다와 푸른 하늘이 펼쳐졌다.  

 

최상의 시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식 대회라는 점은 자랑할 만하지만, 아쉬운 점 하나는 이 지역의 3~4천여 태권도 수련생이며 일반인들이 호텔이라는 문턱 때문에 관중으로 참여할 수 없었던 점이다. 여하튼, 태권도 경기는 ‘체육관’에서 한다는 편견을 깬 첫 사례가 되었다.  

  

 

태권도 품새 대회의 발전상 느낄 수 있어… 평준화 머지않아 

 

필자는 소싯적부터 태권도를 수련했고, 경기인으로 학창시절을 보냈고, 대학 때는 태권도 논객으로 활동했고, 이후에는 지금껏 태권도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얼마 안 된 나이지만 그중 27년은 태권도가 주였다.  

 

그렇다고 태권도의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품새는 소싯적 초등학교 때까지만 수련했다. 이후로는 승단심사와 지도자교육 이외 하지 않았다. 솔직히 지금 막상 태권도를 하라고 하면 가물가물할 정도다.  

 

태권도는 크게 겨루기와 품새, 시범으로 크게 나뉜다. 그중 품새 분야가 가장 근간이 되어야 함에도 늘 천대를 받아왔다. 깊이 있는 품새 수련과 교육을 하던 사범들도 크게 인정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품새가 요즘은 인기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품새 전문 사범들에 대한 예우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품새대회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제1회 우석대학교총장기 전국태권도대회 개최를 계기로 이른바 전국에 엘리트 태권도 품새가 태동이 시작되었다. 이어 다른 대학에서도 각각 총장기 품새대회를 열기 시작하더니, 대한태권도협회도 개최해 오늘날 16개 정도의 전국품새대회가 생겨났다.  

 

겨루기와 다른 점은 품새는 유치부부터 장년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해야 30대 초반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겨루기 대회와 다른 점이다. 더욱이 태권도의 철학과 무도적인 특성을 기술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진짜 태권도라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영향으로 2006년 한국에서 ‘제1회 WTF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창설됐다. 당연히 한국이 참가한 전 종목을 휩쓸었다. 영원한 독주가 예상됐다. 감히 다른 나라가 겨루기와 달리 실력이 평준화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이번 대회장에서 느낀 것은 평준화가 임박했음을 느끼게 했다.  

 

 

 [캐나다 혼성 공인품새(사진 저작권 : 무카스)]

 

 

[베트남 프리스타일 혼성 (사진 저작권 : 무카스)] 

 

베트남, 필리핀, 이란, 스페인, 캐나다, 멕시코(무순) 등 여러 나라가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한국 선수들이 순간의 실수가 있다면 우승을 놓치게 될 정도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들 나라 대부분은 한국인 지도자를 순회 지도자로 초청하여 종주국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실력을 최상으로 끌어 올렸다. 

 

 

[청소년부 강소희 선수가 결선에서 마지막 작은 실수로 금메달을 이란에 넘겨줬다 (사진 저작권 : 무카스)] 

 

한국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통해 더는 자만하면 당장 내년 대회부터 금메달 5개 수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품새대회 경기규칙과 국가대표 선수선발 및 경기운영 방식을 WTF 기준으로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태권도의 진화… 자유 품새, 피겨스케이팅만큼 발전 가능 충분해 

 

이번 대회에서 여러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굳이 두 가지만 꼽자면, 첫째는 태권도계에 김연아로 불리는 강수지의 예술적인 태권도 품새 경연과 둘째는 프리스타일(자유품새)이다.  

 

강수지(한국체대, 4학년)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상대 선수들을 제치고 4연패 달성과 함께 대회 MVP에 선정되었다. 한국팀은 다른 나라의 견제 대상이지만, 강수지는 예외였다. 강수지가 경기할 때면 전 관중이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고요히 경기에 집중했다. 잘한다는 것이야 익히 여러 번 보고 경력으로 잘 알았지만, 제대로 보니 그야말로 대단한 실력이었다. 누구의 말마따나 ‘태권도 예술의 극치’라는 표현이 과포장이 아니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수지의 명품 앞차기 (사진 저작권 : 무카스)]

 

아쉽게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강수지는 선수생활을 은퇴했다. 졸업과 동시에 미국으로 넘어가 어학 공부와 전공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유학을 앞두고 있다. 귀엽고 어여쁜 미모에 또박또박 속내도 재치 있게 잘 표현하는 화술, 그리고 태권도를 미적으로 잘 표현하는 기술까지 갖췄으니 태권도계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보석임이 틀림없었다. 개인적인 바람은 강수지가 프리스타일 번외 경기로 매년 품새대회에 출전해 갈라를 펼쳐줬으면 한다.  

 

필자는 평소 칭찬에 인색한 편이다. 그런데도 왜 강수지를 극찬할까. 그래서 자문해봤다. 품새는 재미가 없는데, 이 품새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대중들에게 보여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라도 실력은 거기서 거기다. TV에서 본다면 현장의 긴장감과 표현성이 잘 전해지지 않아 더 지루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강수지는 똑같은 공인품새를 예술적으로 잘 표현해 세계 ‘품새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강수지 선수 (사진 저작권 : 무카스)]

 

두 번째 인상 깊었던 점은 프리스타일(자유품새)의 발전상이다. 앞서 언급하였듯 공인품새로 경기를 하지만, 대중적인 무도 스포츠로 관객들의 팬 층을 형성하기는 난해하다. 똑같은 품새를 여러 명이 반복적으로 하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 말고는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럼 태권도 품새대회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자유품새’에 있다고본다.  

 

 

[프리스타일 단체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의 공중 이단 옆차기 (사진 저작권 : 무카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지난해 콜롬비아 툰하에서 열린 7회 대회부터 첫 자유품새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음악과 태권도의 다양한 기술을 이용하여 1분 30초 이내 마음껏 태권도를 표현하는 것이다. 팀별 특성에 맞춘 음악과 안무 기술, 독창성 거기에 난이도까지 더불어 새로운 품새를 만들어 냈다. 

 

2회째 대회기 때문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형성기인 만큼 가능성을 전체로 보았다. 결론은 충분히 태권도 품새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회를 거듭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안무 기술을 진화시킨다면 충분히 자유품새도 세계인이 열광하는 피겨스케이팅만큼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WTF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선수단이 노력하면 헛된 욕심이 절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품새대회의 격을 현재보다 더욱 격상시키고 미디어의 노출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결선에 오른 선수의 캐릭터 개발과 기술마다 난이도와 별칭을 주어 매년 신기술에 대한 이슈화가 절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회를 거듭하면 자연스럽게 태권도 품새는 지금의 겨루기가 넘보지 못한 새로운 예술 문화의 한 축으로 발전 가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흘간의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이번 품새대회에서는 예전처럼 엇비슷한 품새만 보고 온 것이 아니라 미래 발전 가능한 여러 유형의 품새와 성공 가능성을 보았기에 내년 멕시코 대회가 기대된다.   

 

 

[출처] [칼럼]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발리에서 무슨 일이?|작성자 태복씨

 

[이 글은 필자인 한혜진 기자가 지난 11월 발리에서 개최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취재를 다녀온 후 태권도진흥재단이 운영하는 태권도원 블로그에 기고한 내용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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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19 18: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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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6.03 15: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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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6.27 19: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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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8.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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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도선수권대회에 취재를 다녀온 후 태권도진흥재단이 운영하는 태

    2014.08.02 15:36 신고

대한태권도협회 조영기 상임부회장과 11인의 품새 국가대표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6회 연속 종합우승을 이끌 종주국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11인이 결정됐다. 특히 제1회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5연패를 달성한 서영애(전주비전대학, 50)가 선발돼 6연패 대기록에 도전한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홍준표, KTA)는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전북 무주군 반딧불체육관에서 오는 10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6회 WTF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에 파견할 국가대표 11명을 선발했다. 

남자부에서는 주니어부 김유석(용인대), 시니어 1부 박태순(용인대), 시니어 2부 이진한(청지회), 마스터 1부 엄재영(청지회), 마스터 2부 임병영(순천서면체육관), 마스터 3부 박광일(경희대서울체육관) 등 6명이 선발됐다. 

여자부에서는 주니어부 조성예(용인대), 시니어 1부 강수지(한국체대), 시니어 2부 이숙경(청지회), 마스터 1부 서영애(전주비전대), 마스터 3부 안도연(전북태권도협회) 등 5명이 선발됐다. 여자 마스터 2부는 출전자가 없어 대표를 선발하지 못했다.

이번 국가대표에 선발된 여자부 조성예와 강수지, 이숙경, 서영애는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5회 대회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남자부는 지난 세계선수권과 비교해 전원 교체됐다. 

이번 선발전에서는 30세 이하 부문에서 용인대와 30세 이상에서는 청지회가 각각 3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해 품새 강팀으로 부상했다. 전북협회에서는 세계선수권 6연패에 도전하는 서영애(전주비전대학)와 안도연(전북태권도협회) 등 2명을 배출했다. 



'품새여왕' 서영애 연승행진 쭉… 세계 6연패 도전 나서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2011-05-16 오후 6:53) ㅣ 추천수:3 ㅣ 인쇄수:2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천권 품새를 하고 있다.

태권도 ‘품새여왕’ 서영애가 세계품새선수권 6연패 대기록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서영애(50, 전주비전대)는 16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제6회 WTF 세계품새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 장년1부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됐다. 

세계에서 부동의 1위로 5연패 대기록을 달성한 최강의 실력파지만, 종주국 내에서는 쟁쟁한 선수들과 대결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장년1부 중 최 연장자로 후배들과 대결이 심리적 부담과 체력전에서 모두 녹록치 않았다. 

첫 경기(8강) 상대는 청지회 오경란(42).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선발전에서도 0.09로 가까스로 누르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5명 출전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리면서 껄끄러운 상대라 이미 팽팽한 승부를 예고했다. 

경기는 토너먼트로 지정품새(태극8장 고려, 금강, 태백, 평원, 십진, 지태, 천권) 중 2개의 지정 품새로 대결했다. 

첫 번째 경기인 ‘고려’에서는 ‘동점’을 기록했다. 경기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 번째 품새인 ‘평원’에서는 서영애가 8.85점, 오경란은 8.84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0.01점 차이로 힘겹게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대전을 치른 후에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준결승 상대는 이 부문 최고의 실력파 설성란(평택세계태권도체육관, 46)과 대결이기 때문이다. 앞서 열린 협회장배 품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컨디션이 최고조에다 부전승으로 체력을 아끼고 있어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됐다. 

서영애는 설성란과 겨뤄 8.89점 : 8.68로 0.21점 차이로 결승에 진출했다. 숙련도와 표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 대결인 결승전에서는 유미숙(청해진체육관, 42)을 0.13점 차이로 제압하고 6회 연속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이로써 서영애는 오는 7월 2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동시에 대회 6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국내 태권도 관계자들은 6연패 달성을 낙관하면서 벌써 축하하는 분위기다. 

참가 연령 제한으로 장년1부(1961.1.1~1970.12.30) 출전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하지만, 장년2부로 올라가면 오히려 숙련성, 표현성,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이 높아 연패 행진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영애는 선발전 직후 태권도조선과 인터뷰에서 “한두 번 우승 할 때는 개인 서영애의 명예에 더 많이 신경을 썼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이 아닌 종주국 태권도의 대표로 출전한다는 사명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주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겨루기는 이제 세계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품새도 앞으로 그런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기록 만큼은 꼭 내가 아니더라도 종주국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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