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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5 특별한 나들이~ ‘람세스 2세’의 기운을 얻다!

며칠 전, 이집트에 생활하면서 아주 특별한 나들이를 다녀왔다.

2월 22일. 아스완에 함께 활동하는 동료와 아부심벨에 다녀왔다. 아부심벨은 절대 권력을 지녔던 람세스 2세의 위대한 위력을 느낄 수 있는 신전이다. 바위굴형태의 신전으로 약 3천 년 전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1971년 나일강 범람을 막고자 하이댐이 건설되면서, 이 위대한 신전이 수장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서둘러 지상 55m 위로 안전하게 원형 그대로 이전에 성공했다. 만약 이때 수장되었더라면, 람세스 2세의 발자취는 책에서나 찾아봤어야 했을 것이다.

앞서 난 아부심벨에 이미 두 번이나 다녀왔다. 가까운 아스완에 사는 까닭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다. 아부심벨은 아스완 시내에서 차로 3시간 이상(편도) 가야 한다. 사막 도로를 300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까닭에 외국인은 정해진 시간에 경찰 호위를 받아야만 다녀 올 수 있다.

연중 2회. 람세스 2세 신전 내부 성소까지 햇빛이 비친다.

이날 아부심벨을 가야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매년 2회 이집트 대표적인 축전인 아부심벨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1년에 딱 ‘두 번’ 빛이 신전 깊은 성소까지 들어오는 날 열린다. 그게 2월 22일과 10월 22일이다.

2월 22일은 람세스 2세의 생일이고, 10월 22일은 대관식으로 알려졌다. 이 특별한 날에만 햇빛이 신전 내부를 비춘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 계획에 의한 것인지 우연인지도 수수께끼다. 3천 년 전에 이런 모든 것을 계산해 했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진정 두뇌가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귀국(7월)을 앞두고 마지막 있는 해맞이 행사로 가기 전에 꼭 봐야 했다. 멀리 외국에서도 이 진기한 현상을 보기 위해 찾는데, 가까이 살면서 구경한 번 못한 것은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전은 해가 뜨는 정면으로 정확히 동쪽을 바라보게 지어졌다. 이 신비로운 장면을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현지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아부심벨을 찾는다. 이날만큼은 이른 새벽부터 개장해 신전 정문을 기점으로 긴 행렬이 이어진다.

10월 행사에는 수만 명이 찾는다고 한다. 또한 흥을 돋우기 위해 신전 주변에는 이집트 전통 악기와 음악에 맞추어 공연이 벌어진다. 또한 직접 방문객과 함께 전통문화 체험도 이뤄진다. 난 이날 현지인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노래도 함께 불렀다.

아부심벨의 2월은 겨울이다. 해는 새벽 6시 30분경에 떠오른다. 해가 뜨기 전 신전 정면인 나세르호수 주변은 온통 붉은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잠시 후 조그마한 산등성이에서 들끓는 햇빛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같은 시간 신전 앞은 말끔한 제복을 입은 현지 경찰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입구에는 도착 순서대로 대기한다. 마침 우리 일행은 일찍 도착해 정문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기할 수 있었다. 이건 행운이었다. 사실 성소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직접 볼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솟아오른 햇빛은 이내 신전 내부를 비추기 시작했다. 신전 벽에서 서서히 밀려들어 간 햇빛은 아문신과 람세스2세, 라 호라크티신 등 조각상까지 비춘다. 이는 뛰어난 건축 기술과 상상력을 통해 태양과 신전의 관계를 나타내고 싶어 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햇빛이 신전 내부 성소를 비추는 시간은 단 20여 분. 이 짧은 시간 내에 수천 명의 관광객이 신전을 둘러보기는 무리다. 그래서 새벽 일찍 도착해 기다려야만, 이 거대한 위력을 경험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해가 비추는 것을 실감하고 보기란 그 시간이 매우 짧다. 단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사람이 봐야하기 때문에 한 줄로 성소 앞을 곧바로 지나야 한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행사 안내자들이 빨리 이동하라고 재촉을 한다. 단 3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성소를 지나면서 소원 하나를 빌었다.

아스완 '꿈의 태권도장' 건립이 순조롭게 완공되기를 간절하게 기도하고 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또 다른 목적이 하나 있었다. 코이카 협력요원으로 아스완에 현장사업 프로젝트로 태권도 전용 훈련장 신축공사가 한 창 진행 중이다. 공사 막바지가 되니, 여러 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현지인들과 관계에서도 전에 없었던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하나 생기고 해결됐다 싶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를 반복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새삼 정착 초기에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 차이를 귀국을 앞두고 제대로 경험하고 있다. 이 일로 낯선 나라에 혼자된 것 마냥 정신적으로 조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중이다.

이때 람세스2세 해맞이 행사가 있다기에 신자가 기도를 불자가 불공을 드리는 마음으로 갔다. 이집트 땅을 호령하던 위대한 ‘람세스 2세’에게 지혜를 얻고, 무사히 일이 잘 마칠 수 있도록 기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공사현장에서 늘 사용하든 찌든 때가 묻은 설계도면을 챙겼다. 성소를 지나칠 때 해가 비추는 곳에 도면을 함께 비추고 “무사히 일이 끝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기운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 영향을 받았을까. 이날 오후 그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됐다. 그리고 기분도 매우 상쾌해지고, 몸도 예전처럼 기운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아주 특별했던 나들이를 참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도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


[by 해니의 나일강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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