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태권스타 양수쥔(대만, 25)이 17일 1박 2일 여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 전에는 훈련차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선수의 생명을 걸고 방문했다.

태권도 전자호구 부정센서를 부착하고 경기에 출전한 이유로 ‘징계’가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자신의 꿈인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양수쥔은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양수쥔은 18일 오후 12시 50분경 강남구 소재 WTF 본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위원장 아흐마드 훌리)에 대만태권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예상대로 WTF 본부 주변은 일찌감치 한-대만 주요언론이 대거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WTF는 이번 양수쥔 파문과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 이대순, ATU) 진상조사위원회가 보고한 자료를 토대로 상벌위원회를 비상 소집했다. 위원장에는 WTF 아흐마드 훌리 부총재(이집트)가 맡고, 위원으로 메틴 사한(터키태권도협회장), 미쉘 마다르(WTF 집행위원, 이스라엘) 등 2명이 각각 선임됐다.

양수쥔과 대만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은 출석 시간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를 앞두고 있어 인지 상기된 표정으로 담담하게 입장했다. 출입 과정에서 취재진들의 소감을 묻자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이날 상벌위원회에는 양수쥔을 비롯해 대만태권도협회 첸칭핑 회장과 국가대표팀 류칭웬 감독, 류충달 코치 등 4명이 참석했다. 1시 15분경부터 시작된 조사는 약 3시까지 1시간 50여 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개별적으로 5분가량 진술하고, 이후 질의응답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조사를 마친 양수쥔 일행은 3시 15분경 WTF 본부를 빠져나왔다. 표정은 역시 밝지 않았다. 곧바로 WTF 본부 옆에 있는 라마다호텔 커피숍으로 이동, 주한대만대표부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양수쥔은 이날 상벌위 출석과 관련해 “진술할 때는 마음이 외로웠다. 공평한 판결을 기대한다”면서 “오늘 (상벌위원회에서) 진술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 잘못된 내용이 보도되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짤막하게 소견을 밝혔다.

대만태권도협회 첸치핑 회장은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질문할 때도 예우를 잘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빠르면 월요일에 서면으로 결과를 통보받을 것 같다. 그 후에나 솔직한 심정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수쥔 조사가 끝난 후에도 상벌위는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했다. 아흐마드 훌리 회장은 <무카스>와 잠시 만난 자리에서 “조사는 잘 마쳤다”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현재로서 어떠한 말도 해줄 수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른 위원들 역시 언론과 접촉을 안 했으면 한다고 자리를 피했다.

조사결과는 오는 20일 총재에게 결재를 받은 후 변호사에게 자문받아 24일 이내 발표될 예정이다. WTF 측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확정되더라도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 없다”면서 “내용은 조사에 참석한 대만태권도협회 관계자와 선수 등에게 서면으로 통보될 것이다”고 말했다.

양진석 사무총장은 <무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에 있었든 생각지 않은 불의의 일이 심의 결정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앞으로 모든 선수와 회원국들이 WTF의 규칙을 잘 지켜서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양수쥔은 지난달 17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49kg 첫 경기에서 경기규정에 어긋난 전자호구 발뒤꿈치 센서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실격패 당했다. 경기 시작하기 직전 현장에 있던 전자호구 업체 관계자에게 부정센서 부착한 것이 적발돼 곧바로 센서를 떼어내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1회전 9대0으로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12초를 남겨두고 실격패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이 판정에 항의하면서 경기장 점거까지 상황이 크게 확대됐다.



상벌위원회 조사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양수쥔 일행

ATU는 양수쥔 부정센서 부착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하였다. <무카스>가 WTF 내부 취재를 통해 확인 한 결과, 양수쥔이 ‘의도적으로 부정센서가 달린 양말을 신고 출전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제출된 것이다. 따라서 실제 착용한 양수쥔이나, 지도감독을 잘못한 코치든 간에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한 양수쥔 실격패 이후 경기장 점거로 대회가 17분여 동안 중단된 것과 관련 대만태권도협회에 중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WTF 경기규칙을 살펴보면, 제22조 징계 1항에 ‘경기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 등에 해당할 경우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명문화 되어 있다.

이에 반해, 경기 도중 경기를 갑자기 중단하고 실격패를 선언한 당시 경기운영 관계자들의 운영 미숙도 크게 잘못됐다는 지적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ATU나 WTF에서는 그에 대한 해명이나 징계 등이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양수쥔은 한국을 방문하기 전날인 16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내일이면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된다”며 “짧은 시간동안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상벌위와 관련해서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결백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긍정적인 결과를 전망했다.



[by 무카스 미디어 = 한혜진 기자, 김현길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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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2.29 12:40 신고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2007-03-10)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조정원 호, 국제스포츠바다로 항해하라  
                                 개혁 첫발 돋보였으나 최근 주춤, 초심 잃지 말아야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
세계태권도연맹이 ‘조정원호’의 깃발을 달고 국제스포츠기구를 향해 항해(航海)한지 1천일을 맞이했다.

2004년 6월 11일은 세계태권도연맹의 역사에서 기억될 만한 날이다. ‘태권도 대통령’으로 군림하던 김운용 총재가 WTF 총재에서 물러난 후, WTF 30년 사상 최초로 민주적인 경선에 의해 새로운 총재가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조정원 총재는 박차석 팬암연맹 회장(현 WTF 부총재)을 누르고 김운용 전 총재의 잔여 임기를 책임질 총재로 태권도계 전면에 부상했다.
 
그리고 이듬해 4월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박선재 이탈리아협회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조정원 총재는 첫 경선에 당선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태권도연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연맹의 재정 투명성을 강화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스포츠 기구로서의 위상을 높이도록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총재는 ▷태권도 취약국가 지원을 위한 기금조성(200만달러) ▷재정 강화를 위한 마케팅활동 강화 ▷심판의 공정성(전자호구 도입) ▷태권도 경기의 재미와 흥미 유도(룰 개정) ▷WTF 본부 신축(2006년까지) ▷태권도사관학교건립(한국, 중국, 터키, 요르단 등) ▷태권도 수련인구 1억 시대(저변확대) ▷ITF와 통합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2004년 10월 ‘개혁위원회(위원장 낫 인드라파나)’을 출범시켰고, 이듬해 180페이지 분량의 개혁보고서를 완성했다. 조 총재가 내세운 개혁드라이브는 일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일부 공약은 전혀 성과가 없거나 지지부진 하다.

그는 총재 취임 이후 항상 인터뷰에서 “개혁위원회가 작성한 개혁보고서를 토대로 시작된 개혁을 임기 동안 중단 없이 계속 할 것이다. 이를 통해 WTF를 국제스포츠기구에 걸맞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그 의지를 확인시켰다.

1천 일 동안 그가 돌아다닌 국가만 약 80여 개국 이상. 출장 일 수만 해도 400여 일이 넘는다. 태권도와 관련된 크고 작은 행사 참여와 올림픽 태권도 잔류를 위한 외교활동을 위해서다. 태권도의 국제스포츠화를 위해 힘겨운 항해를 하면서 조 총재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모두 겪었다. WTF 수장의 자리가 결코 편한 자리가 아님을 스스로 느꼈다.

그런데 최근 그의 개혁드라이브가 제동이 걸리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하는 일마다 실타래처럼 꼬여 쉽게 풀이지 않는 양상이다. 특히 집 안팎의 조직 장악은 조 총재에게 약점으로 노출되고 있다.

사무국 내부에서는 학연과 지연에 따라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외부에서는 ‘개혁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결국 취임과 함께 ‘2012 올림픽 사수’와 ‘WTF 개혁’을 함께 주도했던 문동후 사무총장이 연초 중도하차 하면서 지난 달 한국계 미국인 양진석씨를 후임 사무총장으로 맞았다.

잔여임기를 이제 2년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조 총재가 해야 할 당면과제는 우선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세계 182개국 7천만 태권도인 들과 약속이다. 이를 위해 사분오열(四分五裂)된 사무국을 재정비하고, 182개국 회원국으로부터 신뢰를 확고히 쌓아야 한다.

구태의연한 학연, 지연, 관연 등 이해관계에 의한 조직내부 갈등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또 국제스포츠기구에 걸맞게 외국인 참여를 확대, 자질을 갖춘 폭넓은 인재 양성, 태권도 경기의 공정성과 재미를 높이기 위한 방안 등을 연구 개선하기 위해 각 전문위원회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정원 총재는 WTF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각계의 목소리에 귀를 활짝 열고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제도권의 정치적인 역학관계나 개인적인 친소관계에는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냉정한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태권도의 발전과 태권도를 앞세운 태권도 제도권의 발전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WTF를 국제스포츠기구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늘 강조하던 조 총재. 그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1천일 동안의 총재직 수행을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태권도가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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