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일선 지도자들의 건강관리 이대로 괜찮나? 

운동선수는 늘 부상에 노출되어 있다. 은퇴 후에는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한다.


최근 한 대학교 연구소에서 직업별 평균 수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과 달리 체육인이 평균 67세로 다른 직업에 비해 비교적 짧았다. 상식적으로 운동으로 단련되어 일반인에 비해 건강히 장수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결과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효조 감독과 최동원 감독이 며칠 사이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야구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충격에 빠졌다. 누구보다 건강할 것이라 믿었던 한 분야의 최고 선수출신이 건강 때문에 생을 마감해서다. 

특히 전문적인 엘리트 경기인 출신들은 나이가 들수록 건강 상태가 악화된다.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현역 시절 자신의 운동 특성에 맞도록 과도한 훈련, 불균형 한 음식 섭취, 성적과 진로에 대한 심한 부담감으로 비롯되는 스트레스 등이 그 이유다. 

운동선수 출신의 공통점은 은퇴 이후 운동을 하지 않는다. 운동을 직업으로 했던 만큼 염증이 느끼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시기, 그들은 운동을 중단한 것이다. 거기에 흡연과 음주로 몸을 더욱 망치는 사례도 있다. 

최근 학창시절 촉망받던 태권도 선수를 거쳐 한 고등학교팀을 맡은 박현우 코치가 갑작스럽게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이러한 소직을 접한 태권도 경기인 출신들은 충격에 빠졌다. 얼마 전까지 밝은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봤기 때문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병명은 위암이다. 4기로 말기 수준이다. 발견 시기가 너무 늦어 수술도 하지 못한다. 강한 의지로 항암치료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지인을 비롯한 동문, 동료 지도자, 선수들이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있다. 

흔히 운동선수들이 많이 앓는 질병은 위장 장애이다. 불규칙한 생활 및 식습관은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운동선수 생활을 할 때는 과도한 훈련, 해로운 음식섭취, 체중감량, 성적과 진로에 대한 압박감 등 건강에 이롭지 않은 조건 속에 놓여 있다. 

그래서 간혹 일반인들은 운동선수 출신들에게 “운동했다는 사람이 왜 이렇게 골골하냐”고 한다. 운동을 한 사람치고 약해 보인다거나, 건강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렇다. 이런 소리를 들은 당사자는 또 한 번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도자들의 상태는 더욱 안 좋다. 오랜 선수생활로 몸 상태는 좋지 않은데다 운동도 식사도 제 때하지 못하고, 대회에서 성적으로 모든 게 평가받기 때문에 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 고등학교에 태권도팀을 지도하고 있는 A코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두고 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평균 2주에 한 번꼴. 합숙소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이다. 매월 2회 이상 대회 출전으로 생활이 늘 불규칙하다. 

대회장에서는 경기에만 집중하지 못한다. 여러 팀 지도자들과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밤마다 원치 않은 음주를 해야 한다. 보통이 3차다. 자정이 늦은 시간이 돼서야 헤어진다. 이른 아침 소속 팀 선수 경기를 위해 식사도 못하고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대회 성적이 좋으면 다행이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면 답답하다. 한 숨만 내쉰다. 학교에는 어떻게 보고할지도 막막하다. 대부분 코치들은 비정규직이다.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몇 번 부진하면 한 순간에 코치직을 잃게 된다. 몸도 마음도 직업의 안정성도 늘 불안하다. 

뿐만 아니라, 하위 학교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틈틈이 해당 지도자와 부모를 찾아가 고개를 숙인다. 한두 번의 정성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도 고민해야 한다. 입상 여부에 따라 다르다. 성적이 좋은 선수는 좋은 곳으로 입상실적이 없는 선수는 어떻게든 찾아서 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쯤 되면 지도자들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병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 지도자들은 비만이다. 질병하나쯤은 기본적으로 달고 있다. 마치 훈장과 같다. 건강하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태권도 고등부 팀을 맡고 있는 중년의 B코치는 “우리 애가 벌써 중학교 2학년이다. 어릴 때부터 코치생활을 하다 보니 늘 합숙소, 대회장에서 생활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아내와 딸아이에게 신경을 쓸 시간조차 없었다. 그래서 늘 미안하다. 그렇게 해서 남은 건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이게 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소연 했다. 

“건강이 최우선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운동선수로서 지도자로서 성공과 만족은 메달이 전부가 아니다. 건강해야 그 만족감에 행복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건강은 늘 점검하고 챙겨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운동선수 출신, 지도자들은 건강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자만하는 경우도 일부 원인이다. 운동 상해 이외 병원 가는 것을 일부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반 직장인처럼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도 없다.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 자신의 질병을 찾아야 한다.

세계 10강의 스포츠 강국다운 체육인 복지정책을 세워야 한다. 이들의 건강을 위해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각 종목별 단체에서 건강검진을 의무화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 다음, 그 해 선수등록과 지도자등록을 할 때 건강검진에 이상이 없다는 의료기관의 확인서를 받고 승인하는 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체육인의 인식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건강은 자기 자신이 귀하게 여기고 챙겨야 한다. 앞으로 직업별 평균수명 1위가 체육인이 되는 그날이 되길 바란다.

[by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 무카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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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7.14 19:51 신고

태권도 관련학과, 자율과 인권 존중하는 풍토 필요
교수 '인권 불감증'도 문제...신입생 길들이기는 전통아닌 악습

[2007년 서울의 한 대학 학과 선배들이 운동장에서 신입생들에게 단체기합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태권라인]

해마다 3월이 되면 새내기들의 활기찬 발걸음과 풋풋한 모습이 대학 캠퍼스를 가득 메운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다. 바로 선배들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기강 잡기와 이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폭력과 인권 침해다.

 '
지성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는 여전히 교수와 조교, 선배와 후배의 주종 질서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군대보다는 덜하겠지만, 속된 말로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명하복도 여전하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 문화에는 군대 문화와 조폭 문화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이 횡행하는 건 아닐까.

이런 풍토에 대해 박노자 교수(러시아계 귀화인)는 한국 대학에는 규율(規律)과 복속(服屬)의 전근대성이 횡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토종 한국인보다 한국 사회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하는 박 교수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한국 대학에는 아직도 봉건적인 잔재가 남아 있다.

각 대학의 태권도 전공 학과도 예외는 아니다. 서열이 높은 교수는 서열이 낮은 교수를 함부로 대하고 선배는 병장처럼, 1학년은 이병처럼 행동하는 관행이 때로는 볼썽사납다. 선후배의 위계질서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혹은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후배들을 여러 번 집합시켜 기합을 주는 일도 종종 있을 것이다.

이런 풍토에 대해 몇 몇 교수와 학생들은 "예전부터 내려져온 전통이다", "학교에도 질서가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항변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수가 폭력을 방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3월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대학에 뿌리내린 폭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체육 관련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입생 길들이기의 잘못된 전통이 뿌리뽑히지 않는 이유는 여라가지다. 그 가운데 교수집단의 '인권 불감증'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학생 인권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도 신입생에 대한 폭력적 길들이기의 악습을 끊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기자는 이 지적에 100% 동의한다. 체육대학을 비롯해 태권도학과에서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상명하복의 서열화와 계급 관계는 많은 병폐를 낳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학번에 의해 좌우되는 선후배의 서열 관계는 군대의 속칭 '짬밥 문화'와 다를 게 없다. 선배의 눈 밖에 나는 것이 두려워 선배를 만나면 ‘독일 병정’처럼 기계적으로 인사를 하는 후배들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대학은 군대도 아니고, 조폭사회도 아니다. 억압, 복속, 폭력 등의 관행이 태권도 관련 학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대학 사회는 더욱 황폐화, 획일화될 것이다. 이런 풍토 속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진취적인 태권도인을 제대로 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선후배 사이에 예의범절과 위계질서는 있어야 한다. 태권도를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더 더욱 이런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후배들을 길들이기 위해, 혹은 기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폭력을 일종의 관례(전통)라며 후배들의 자율과 인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

후배들을 길들이기 위해, 위계질서를 세우기 위해 행해지는 폭력과 단체 기합은 계승해야 할 전통이 아니라 단절해야 할 폐습이다. (끝)

2009/05/11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 운동선수 폭력문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
2009/05/06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 구타-체벌-얼차례, 과연 무엇에 도움 되나
2009/05/05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운동선수

[by 서성원의 태권도와 길동무하다 - 퀘변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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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하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아이도 운동 선수인데 걱정이예요.. 악습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죠. 초,중고 일선 지도자들의 생각
    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2010.03.07 03:37 신고
  2. Favicon of http://www.2013thomasausale.com BlogIcon thomas sabo sale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배들을 길들이기 위해, 위계질서를 세우기 위해 행해지는 폭력과 단체 기합은 계승해야 할 전통이 아니라 단절해야 할 폐습이다

    2013.03.25 18: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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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은 군대도 아니고, 조폭사회도 아니다

    2013.03.25 18: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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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남자 부르면서 울거면 나한테 이쁘지나 말던지

    2013.07.13 18:50 신고

- 훈련 및 대회 중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의료시설 체계 확립 요구
-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 여전, 사고 예방을 위한 경각심을 갖자


얼마 전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 태권도 선수가 훈련 중 사망했다. 앞날이 창창한 어린 학생의 안타까운 사고는 남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남겼다.

고성경찰서는 27일 고성 모 콘도에서 겨루기를 하던 중학생 김모 군(16)이 상대 선수의 발차기에 몸통 부위를 맞은 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사고경의를 전했다. 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김군의 부검을 의뢰했으며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김 군의 사고는 무술계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태권도 경기 중, 이종격투기 시합중, 복싱 경기 중, 기타 훈련 도중 등 사망사고가 매년 1회 이상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운동선수들의 안전사고를 위한 훈련장, 경기장 등에 기초 의료체계가 부족하다. 특히 훈련 중에서 갑작스런 사고를 당할 경우는 속수무책이다.

운동 중 일어나는 사고의 경우는 고의적이 아닌 만큼 피해 가족들의 아픔이 더하다. 말 그대로 누구를 탓하기도 힘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들의 실질적인 안전 훈련체계 확립과 강화 등 각별한 훈련 및 경기 중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태권도 대회장에서는 크고 작은 부상과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문 의료진이 항상 대기하고 있으나 대회 개최 지역에 따라 부족함이 많을 때가 많다. (사진은 포스팅과 무관함을 알립니다.)


첫째, 지도자, 선수, 학부모, 대회 관계자 등 모두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사고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조심에 조심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도자는 사고 예방을 위한 선수들의 컨디션, 부상여부 등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점검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 선수들의 경우 과도한 훈련은 안전사고에 더욱 노출되어 있는 만큼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요구된다.

둘째, 훈련 중이라도 보호구 착용은 완벽하게 한다. 태권도 선수들의 경우 시합 이외의 경우 보호구 작용을 허술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얼굴 보호대(헤드기어)를 미착용하거나, 몸통보호대(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겨루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훈련이라도 보호구 착용은 완벽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대회장에 응급 의료체계 강화다. 태권도, 복싱, 이종격투기 등 투기종목 경기 중에 간혹 강도 높은 기술에 맞아 쓰러지는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이들 경기 중 쓰러진 선수들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응급치료가 되어야 한다. 국민복서 최요삼 선수도 현장에서 응급치료가 미비해 결국 뇌사로 세상을 떠나지 않았는가. 결국 2차 사고를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신속하게 응급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회장에 전문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대회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체육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당연히 전문 의료진과 구급차가 상시 대기해야 한다.

넷째, 지도자들의 인식전환이다. 우리나라는 과도한 승리지상주의에 매몰되어 불과 10년 전만해도 훈련 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과도한 체중조절, 체벌 등이 심했다. 그렇다보니 성장기 어린 선수나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체력과 골격이 약한 여성 선수들에게도 비과학적인 훈련을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어린 때부터 운동을 하던 선수들은 성장발육이 멈추거나 부상 후유증으로 일반인보다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연령별, 성별 등 체계에 맞는 훈련량 조절과 체중조절 등 배려 깊은 조력자 역할이 되어야 한다.

위 내용은 누구나 생각하고 있는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해 이런 사고가 일어나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속히 체육계 지도자, 선수, 제도권 등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에서 벗어나 재발 방지를 하는게 우선일 듯싶다.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가슴 아픈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훈련 중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의 명복을 빕니다.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 태권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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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verylouisvuitton.co.uk/ BlogIcon louis vuitton online  수정/삭제  댓글쓰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사고경의

    2013.04.12 13: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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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

    2013.04.12 13:24 신고

- 작성일 : 2008. 11. 20.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 폭력문화를 당연시 하는 체육계 인식전환 시급
                            - 체육회, 교육청 등 관리 단체의 제도개선 의지 강화

한동안 잠잠하던 체육계 폭력사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중고교 운동선수들의 상습 폭력 사례 및 인권에 관한 설문조사를 발표한 것이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가히 충격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래서 체육계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이어지고 있다. 체육계 만연된 고질적인 폭력문화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누구를 탓해서는 장기간 걸쳐온 잘못된 문화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권위의 조사 발표로 사회적으로도 운동선수들의 폭력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자, 정치권도 발 빠르게 정부당국에 제도개선을 위한 종합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는 중고교 운동선수들의 관리에 직접 관여된 대한체육회와 시도교육청에 학생 운동선수들의 폭력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는 인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요구했다.

체육계 폭력사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이다. 지도자와 선수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정신력 강화를 위한다는 명목하게 체벌이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선후배간 위계질서 확립이라는 듣기 좋은 이유를 내세우며 정신적, 육체적 폭력이 가혹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선수들에게 인권은 안중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선수들의 폭력사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은 가끔 뉴스에서 피해사례가 크게 보도될 때 뿐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 하에 지도관리가 이뤄졌다면 이보다 심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필자가 선수들의 폭력사태를 접할 때마다 발끈하는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다. 특히 중고교 시절에는 지도자에게는 물론이고, 선배들에게 물리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해야만 했다. 피고름이 나올 정도로 심하게 두들겨 맞아도 감히 부모에게 말할 수 없었다. 혹시 모를 보복(?)이 두려워서였다. 당시 운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 역시 자녀가 심한 폭력을 당해도 별다른 조치 없이 조용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선수들의 폭력사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지도자와 선수들의 폭력에 대한 문제의식 이해와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체벌이 모두 없애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체벌과 별개로 언어적, 정신적, 물리적, 성적 폭력 근절을 말한다.

우리나라 운동세계는 전통적으로 ‘지도자<->선수’, ‘선수<->선수(선후배, 동료)’ 등 관계는 지나치게 수직적이다. 약자(선수, 후배)는 늘 강자(지도자, 선배)에게 말조차도 쉽게 할 수 없는 ‘하늘과 땅’ 같은 관계가 계속되어왔다. 운동할 때 이런 말이 있었다. “선배는 하나님과 동기동창이다”, “선배의 가래침은 로열 젤리다”, “동그라미를 선배가 세모라고 하면 세모다” 지금생각하면 억지도 그런 억지가 없다.

사회 전반적으로 폭력을 금기하는 분위기와 달리 체육계는 여전이 음성적으로 폭력이 진행되고 있다.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끝내 문제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년전 대한체육회가 선수폭력 근절을 위해 선수보호위원회를 만들어 운영되어 왔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폭력을 행사한 지도자나 선수들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중장기 관점에서 현재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지도자, 학부모, 선수들의 폭력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이를 위해 체육회와 시도교육청, 학교 등이 앞장서 지속적인 폭력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전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감독이 본 우리나라의 딱딱한 체육계 단면을 살펴보자. 한국 축구 신화를 기록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히딩크 감독은 사령탑을 맡고 얼마 되지 않아 선수들의 위계를 완벽하게 허물어버렸다. 팀워크가 중시되어야 할 단체경기에 선후배 사이가 너무 경직돼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다는 결론을 낸 후 내린 극약처방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식사는 원탁에서 훈련시간에는 후배들도 선배들에게 이름을 부르도록 했다. 어색한 기운은 얼마 지나지 않아 효력을 발휘했다. 경기 중에 선수들은 말을 많이 하게 됐다. 당연히 서로를 보완하는 순기능을 가져왔다. 열 살 차이가 넘는 어려운 선후배 관계에서 친구 같은 관계가 됐다. 대표팀은 환상의 팀워크를 만들었고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기록하게 됐다. (끝)

2009/05/06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 구타 · 체벌 · 얼차례, 과연 무엇에 도움 되나
2009/05/05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칼럼-태권도 산책] -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운동선수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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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5.08.15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 
“관심이 있으니까 때린다”
운동선수를 구타한 지도자들이 구타행위를 이 같이 말하고 합리화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체육계의 고질적인 구타 관행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심지어 선수들의 학부모들은 지도자들에게 “우리애가 운동을 열심히 잘하고 있나요”라며 “정신 못 차리면 때려서라도 가르쳐주세요”라는 이중적인 태도입장으로 선수들의 구타를 부추기는 역할까지 했다.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온 우리나라의 체육계, 그동안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강한 정신력과 투지, 열정으로 만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지난 연말 공중파를 통해 국가대표 여자쇼트트랙 선수들의 선수촌 이탈과 감독 구타사건이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되었다. 이어 프로배구 2개 구단의 감독이 선수 구타로 한국스포츠계의 폭력적 관행에 대해 국민들은 지탄과 비난을 쏟아 부었다. 특히 구타 대상이 국가대표 팀과 성인 프로팀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은 국제사회에서 지금까지 이룩한 한국체육의 눈부신 발전이 이처럼 비안간적인 가혹행위에 의한 산물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청소년 체육을 연구하는 한 관계자는 “선수 관련 가혹행위, 얼차려, 물리적 폭행 등의 각종 폭력행위는 해방이후 경기력 중심주의에 매몰되었던 한국체육의 근본적인 모순에서 비롯됐다”면서 “한국체육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운동선수, 지도자, 학부모 및 각종 체육관계자가 이를 수용하고 활용, 묵인, 방조하는 가운데 더욱 구조화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연간 200여일이 넘게 전국적으로 열리는 태권도경기장에서도 선수구타 장면은 매번 목격할 수 있다. 지난 5월 소년체전 태권도경기를 앞두고 대한태권도협회 임춘길 전무는 대표자회의를 통해 “경기장 주변에서 선수들에 구타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해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지나친 승부욕 탓에 일부 지도자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에게 ‘뺨’을 때리거나 ‘정강이’를 차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부모가 지켜보는데도 구타는 그칠지 모르고, 학부형마저 지도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학생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선수들 간(선후배)에 구타행위는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도자들의 각별한 지도 감독이 없다면 제지하기 힘든 실정이다. 선수들은 훈련하는 것보다 선배들의 비유를 맞추고, 구타당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한다.

선수관련 폭력행위의 문제는 단순히 이를 행한 지도자나 운동부 선배 등의 도덕적 결함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이를 제도적으로 관장하지 못했던 교육부와 체육회 그리고 해당 경기가맹단체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이다. 그동안 운동부 내에서 음성적으로 폭력적, 무력적인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조장하고 방조한 체육 관련자 모두의 자기반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또 다른 풍선효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또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선수들 간의 관계를 도모할 수 있는 훈련문화를 조성하는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겠다.

‘선수보호위원회’가 지난 7월 19일부터 시행돼 앞으로 운동부내 폭력사태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일어났던 일련의 만행이 단순히 선수 폭력 방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선수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고 한국체육의 구조적인 모순을 발전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시발점으로 삼아, 한국체육의 바람직한 미래를 육성하는 희망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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