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말씀에 따라 가난한 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선 베풀어

아스완에 한 호텔은 라마단 기간동안 매일 주변의 노약자나 가난한 자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한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보면, 놀부는 매우 악질적일 만큼 욕심쟁이다. 본인만 배부르게 살면된다는 철저한 이기주의자의 표본이다. 이 이야기는f 서로간의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슬림 중에도 재물을 좋아하는 놀부가 많다. 악착같이 재산을 축척하면서 남보다 자신을 위해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대게 이런 부류는 주위에 친구들이 있어도 평판이 좋지 않다. 이익만 쫒다보니 주위에서 인심이 나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집트에서 생활하면서 전 집주인은 아스완 주정부에서 고위 간부로 일하며, 작은 호텔 두 곳을 운영하는 부자다. 그의 밑에서 일하는 현지인 친구는 “상상하는 것 이상의 부자다”다고 늘 말한다. 그런데 인색한 인심 탓에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 주변 상인들에게 원성을 사곤 한다. 이유는 그가 전형적인 ‘놀부’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집주인을 비롯해 다른 놀부들도 매년 한 달간은 놀부 생활을 잠시 접는다. 이슬람 종교의 신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다. 라마단월에 단식의 의무를 지키며, 가난하고 배고픈 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선과 사랑, 나눔, 봉사 정신을 실천한다.

무슬림들은 이슬람 종교의 신앙과 실천의 5주(무슬림들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의무)의 따라 매년 라마단월에 한 달간 단식의 의무를 다한다. 이 때 가진 자는 주변에 노약자나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식사를 대접한다. 이를 통하여 하나님에게 감사와 타인에 대한 배려, 형제애를 돈돈히 하며, 자선, 사랑, 헌신, 관용, 봉사 등의 정신을 함양하여 사회적 관심을 깊게 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슬람에서는 모든 부는 개인이 영원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알라)의 것이므로 서로 나누고 도와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사유 재산은 원칙적으로 인정되나 지나친 재물축적은 나쁜 것으로 간주된다. 더욱이 무슬림 상호간 즉 인간과 인간간의 수평관계의 중요성을 꾸란(신의 말씀)에서 강조하고 있다.

이런 맥락으로 가진 자는 이 라마단월에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함께 체험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무슬림 놀부가 동화 속 놀부와는 다른 모습 중에 하나이다.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 이집트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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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통해 본 이슬람 종교 문화 - 2]

해질무렵 석양이 지는 운치 있는 나일강을 배경으로 태권도를 지도한다.

요즘 난 그야말로 달밤에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지역 자체가 무더워 운동은 대부분은 오후 6시 이후 해질 무렵 시작한다. 그런데 요즘은 밤 9시가 돼서야 시작해 12시가 훌쩍 넘는 자정이 돼서야 모두 끝난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나면 새벽 2시다. 소화가 안 돼 곧바로 잠을 잘 수도 없는 일이다. 여간 곤욕스러운 기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생활은 한 달간 해야 한다.

이런 달밤에 태권도를 가르쳐야하는 이유는 이슬람 종교 문화 때문이다. 이슬람 종교의 신앙과 실천의 5주(무슬림들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의무)의 따라 매년 라마단월에 한 달간 단식을 하게 돼 그렇다.

그렇다면 왜 단식 기간에 운동시간이 늦어지는 것일까. 이 기간에는 한 달간 해가 뜨고 질 때까지는 목구멍으로는 오직 침만 삼킬 수 있다. 따라서 무슬림들은 해가 지는 6시에서 7시 사이에 하루에 못 다한 식사를 하게 된다. 이때는 특히 주변에 형제, 친구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식사 시간도 평소보다 길어진다. 식사를 다 마치면 빨라도 7시 30분이 넘는다.

이후 일이 있는 사람들이 바깥에 나가기 시작한다. 태권도 수련생들 역시 이때가 돼서야 클럽으로 온다. 이 기간에는 출석률도 저조하다. 평소보다 절반 이상이 결석을 한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꾸준하게 태권도를 수련하러 나오는 수련생은 열성이 대단한 편에 속한다. 현지 협회장은 내게 이 기간에는 이해를 해 주었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부임 첫 해에는 조금은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평소와 같이 6시경에 클럽에 갔다. 그런데 클럽 주변이 온통 가로등도 켜지 않아 어두웠다. 클럽 내에는 더욱 심각했다. 무슨 일이지 하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감지하고 태권도를 가르치는 공터로 갔는데 아무도 없는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두움뿐이었다.

나는 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내가 미처 말을 못해 미안하다. 오늘부터 라마단이 시작돼서 운동시간이 조금 늦어진다. 지금 다들 밥을 먹느라 그렇다. 나 역시 식사중이다. 그러지 말고 이쪽으로 와라. 나와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다. 나는 그냥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렇게 어둠속에서 혼자 수련생들을 기다렸다. 한 시간이 지나자 수련생이 한 명 왔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 다가온 수련생은 “오늘 태권도 하냐”는 질문을 해왔다. “그럼 당연히 하지”라고 답했으나, 이후로 수련생은 한 동안 오지 않았다.

결국 이날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클럽에 온 수련생을 고작 6명이 다였다. 평소 아무리 출결이 나빠도 적어도 30명 이상은 출석한다. 문화의 차이가 이런 것이구나! 라고 또 한 번 느꼈던 하루 였다.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그 때보다는 의사소통도 수월해져 미리 라마단이 시작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미리 협회장에서 라마단 때에 수련 시간의 변경과 출석률 향상을 위한 대책도 함께 강구하기까지 했다. 또한 단식하다 갑작스럽게 식사를 하다보면 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 대비책도 마련해 교육했다. 이런 나에게 협회장은 “사범님은 이제 이집트 사람이다”고 농 섞인 말을 했다.

평소보다 적은 수지만 전년에 비해 출석률은 많이 좋아졌다. 영문도 모른 채 홀로 클럽에서 수련생을 기다리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협회장은 자신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알아서 준비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태권도만 이외 많은 가르침 계속 부탁한다고까지 했다. 별거 아닌데 뜻밖의 인사를 받았더니, 뒤돌아 어깨가 으쓱해졌다. (^^)

늦은 밤 운동이 끝나 저녁 식사도 늦어지고, 잠도 늦게 자야하지만 익숙해져서 인지 크게 불편하진 않다. 오히려 어린 수련생들이 자야할 시간에 태권도를 배우겠다고 나오는 게 고마울 뿐이다.

그간 1년을 넘게 이집트에서 생활하면서 생소한 이슬람만의 문화를 체험했다. 특히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대회장에서 등 태권도에도 이슬람 종교 문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부분은 차후 계속해 포스팅 할 계획이다.

이집트는 낮의 태양과 밤의 달이 너무 아름답다.

* 라마단 : 이슬람 종교의 의무 중의 하나로 한 달간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단식을 수행하는 기간이다. 물은 물론 약의 복용, 흡연도 허용되지 않는다. 즉 목구멍으로는 침만 넘길 수 있다. 단만, 임산부, 해산모, 생리중인 여성, 노약자, 어린이, 병자, 정신이상자 등은 단식의 의무에서 제외된다. 이런 종교적 의식은 하나님(알라)께 귀의하고 복종해야하는 무슬림들이 현세에서 꼭 지켜야 할 신앙과 실천의 다섯 가지 중의 하나이다. 이는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실행해야만 하는 의무이다. 다른 종교와 구분되는 특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2009/05/14 -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집트 in 태권도] - 태권도를 통해 본 이슬람 종교 문화 - 1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 이집트 in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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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amdade.tistory.com BlogIcon 달마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화의 차이에 이해와 1년여간의 경험으로 이젠 융통성이 생기신 거 같아요.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좋아보이네요.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2009.08.29 22:33 신고
  2. Favicon of http://www.pharmaceintermediate.com BlogIcon Pharmaceutical Ingredients  수정/삭제  댓글쓰기

    년여간의 경험으로 이

    2013.05.02 14:08 신고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 이집트 in 태권도]

종교적인 문화에 따라 생활습관이 다소 차이가 있다. 외국에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라고 한다. 또 인종과 종교를 차별하지 말라고 한다. 이집트에 오자마자 대사관 홍보관은 현지인들의 종교 문화를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방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무슨 큰 어려움이 있을까 했다.

이집트는 인구의 85%가 무슬림이다. 국교 역시 무슬림이다. 10%의 콥틱교(기독교)와 5%의 타종교가 있다. 홍보관이 강조한 종교는 역시 무슬림 이다. 어느 곳을 가던지 이 나라라 이슬람문화라는 건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하루에 다섯 번 예배시간을 알리는 ‘아잔’소리가 울러 퍼지고, 곳곳에는 예배를 드리는 모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를 지도하는 나로서 종교적인 갈등은 당연히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지 생활이 길어지면서 미묘한 내적 갈등이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자세한 이유에 대해서는 차차 이곳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밤이 늦도록 대회장에 남아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이집트인들]

오늘은 태권도를 통해 본 이슬람 문화 첫 번째 이야기다.

지난 2월 이집트 중심도시 알렉산드리아에 다녀왔다. 태권도 대회 때문이다. 그런데 종교적인 문화로 인하여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의 수많은 태권도 대회장을 다녀봤지만, 그 대회처럼 늦게까지 진행되는 것은 처음 경험했다. 대회 중간마다 예배를 들이느라 경기가 중단되고, 밤 12시가 넘어서야 대회가 끝나는 상황에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6월(2008년) 이집트에 온 후 현지에서 열린 대회 참가는 그 대회가 처음이었다. 지방에 있는 관계로 수도와 주변 도시에서 여러 차례 대회가 있었지만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집트에서 개최하는 ‘국제 오픈대회’라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스완에서 기차를 타고 20시간의 긴 여정 끝에 대회 개최지인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했다. 대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몸이 천근만근 지치고 힘들었다.

대회 첫날. 대회는 오전 9시부터 시작이다. 그런데 집결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심판이며 집행부는 보이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집트에서는 흔한(?)일이라 그 누구도 불평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서두르지도 않는다. ‘천하태평’ 그 자체였다.

성격 급한 한국 사람으로서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10시가 되어서야 대회 관계자들이 한두 명씩 자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자호구로 대회를 진행한다며 시스템 정비를 이유로 한 시간을 또 보낸다. 옆에서는 서로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다. 참고로 이집트인들은 대체적으로 말이 많다. 그래서 가끔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그나마 태권도 인들은 말이 적고 점잖은 편에 속한다. 자기 절제라 할까. 아무튼 대회가 예정보다 늦어지는데도 관중들 누구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이집트에서 20년 넘게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는 정기영 사범은 “(대회 시작이 늦어진 것) 이건 약과다. 조금 있으면 기도한다고 쉬고, 조금 더 있으면 점심 먹는다고 쉬고, 그러다 날 센다(웃음)”며 이집트 대회 문화를 간략히 귀띔 해줬다. 아니나 다를까 12시가 되자 심판이며 집행부며 모두가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예배 때문이었다. 여하튼 30여 분 동안 기도가 진행되고 점심식사가 곧바로 이어지고 이렇게 해서 대회는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늦게 끝났다. 대회 첫날은 밤 11시 30분에 끝났다. 둘째 날은 더욱 늦게 끝이 났다. 그나마 오전부터 시작돼 다행이다 싶었다. 늦어질 경우 대회 일정에 큰 차질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선수단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대회 운영 관계자들도 큰 불만 없이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했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대회 심판은 이집트인들뿐만 아니라 유럽, 팬암에서 온 국제심판들도 상당수 있었다. 많이 피곤할 만 했을 텐데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집트에서 오랜 사범생활을 하신 임한수 사범께서는 “새벽 2~3시에 대회가 끝날 때도 있다. 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럽고 힘들 수 있지만, 선수들이나 집행부 모두 이 문화가 익숙하다”고 이집트 대회 문화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러면서 “다른 이슬람권 나라들도 이집트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회장 임대비용 절감과 종교 활동 등 때문이었다. 

마지막 날은 시상식도 있고 해서 빨리 끝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밤 10시 40분이 돼서야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이후 시상식이며 폐회식을 보지 못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아마도 12시가 돼서야 대회가 끝났을 것이다.

대회가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 선수들이 대기하다 조는 것은 기본이며, 경기의 판정을 책임질 심판이 정신을 잃고 실신하기까지도 한다. 또한 늦은 밤일 수록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하였다. 대회 일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와 임원, 심판 등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제도 개선이 분명히 필요해 보였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번 경험은 대회 개최지 마다 가지고 있는 문화와 종교특성인 만큼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로칼 대회가 아닌 국제대회다. 해당국가 선수들만 참가하는 것이 아닌 다른 나라 선수, 임원, 심판들이 참가한 대회다. 그렇다면 국제표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대회운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야 외국 선수단 참가도 늘어날 것이니 말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연맹에서 승인하는 대회라면 최소한 대회 일정 및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WTF 대회 일정 및 운영에 관한 지침서’가 필요로 하다고 생각했다. 선수단들의 편의와 건강, 안전을 위해서 말이다. (끝)

다음 시간에 ‘태권도를 통해 본 이슬람 종교의 문화’ 2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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