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태권도, 긴장 속에 올림픽 잔류 성공

"‘태권도 운명’을 건 싱가포르의 4박 5일은 ‘해피엔드(Happy End)’로 끝이 났다."


무토미디어 한혜진 취재기자
제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기총회가 열렸던 싱가포르의 4박 5일 일정은 그야말로 긴장의 순간이었다.

태권도가 2012년 올림픽에서 존속하느냐? 퇴출하느냐? 의 위기기로에 서있는 상황, ‘태권도 사수’를 위해 현지에는 WTF를 비롯한 대한올림픽위원회, 문화관광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기업 등의 50여명이 현지에 몰려 전방위 외교작전에 벌였다. 


기자도 현지의 생생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6일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경, 곧바로 총회가 열리는 ‘래플스시티컨벤션센터’로 향했다.

당시 현장 분위기는 런던이 예상을 뒤엎고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돼, 각국 외신들의 취재열기로 가득했다.

초반부터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현지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었다. 이번 IOC총회에서 최대 이슈는 올림픽 유치지 결정과 올림픽 프로그램 잔류여부 및 신규종목 채택 등 이다. 


IOC위원들과 쉴 새 없이 접촉을 가지던 김정길 KOC위원장은 기자와 만남에서 태권도 존속여부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저녁에 만난 장웅 북한 IOC위원 역시 “걱정하지”마라는 말로 우리 측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더불어 대다수 IOC위원들과 관계자들 역시 낙관적인 평가를 했지만, 투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 총회가 열린 래플스호텔에는 KOC와 WTF가 별도의 접견실을 두고, IOC위원들과 실시간으로 긴밀한 접촉을 가지며 태권도 존속을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태권도 운명’이 결정되던 8일 오전 8시 50분. 총회장인 래플스시티컨벤션센터 총회장에 IOC위원들이 속속 입장하기 시작했다. 총회장은 IOC위원을 제외하고 일체 출입이 불가능했다. 취재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총회장 주변에 마련된 화면을 통해 총회를 지켜볼 수 있었다.
 
오전 9시를 기해 총회가 시작됐다. 이후 2시간(11시)이 흐른 뒤 올림픽 28개 종목에 대한 비밀 전자투표가 시작되었다. 투표는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육상을 시작으로 투표가 진행. 2번 조정, 3번 배드민턴이 끝난 후 4번 야구에서 예상치 않은 ‘Excluded’(제외)가 나왔다. 순간 프레스센터의 취재진들이 분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순탄하게 흐르던 투표는 태권도의 앞 20번째 “소프트볼 ‘Excluded’(제외)”에서 또 한번 빨간불을 켰다. 우리 측 관계자들의 입술은 타들어갔다.
 
다음은 태권도다. 공교롭게도 대형 화면에 오작동이 일어나며서 투표가 4분간 지연됐다. 장내 IOC위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태권도가 잔류하기를 희망하는 측에게는 불길한 기운이 전해졌다. 하지만 로게 위원장은 "Taekwondo......Included(포함됐다)"라고 말했다. 기나긴 악몽에서 태권도가 탈출된 순간이었다. 마지막 배구를 끝으로 28개 종목 중 야구와 소프트볼이 퇴출되며 한 시간여의 긴장된 시간이 막을 내렸다.


투표결과 끝난 후 총회장 주변은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우리 측 대표단 역시 각계의 축하전화와 인터뷰 세례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날 오후. 다음날 있을 예정이었던 추가종목 투표가 내부협의로 앞당겨 진행됐다. 2종목이 빠진 공백을 골프와 럭비가 추가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스쿼시와 가라테가 최종투표에 올랐다.

태권도로서는 잔류도 중요하지만 유사종목인 가라테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경우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두 종목 모두 IOC위원들의 2/3의 찬성을 얻지 못해, 2012년 올림픽은 2개 종목이 축소된 26개 종목으로 결정됐다.


이날 저녁 WTF는 ‘태권도 운명’을 같이한 사람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이날만큼은 김정길 회장도 청바지와 가벼운 티셔츠로 자리에 참석했으며, 조정원 총재도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부담 없는 시간을 즐기자고 했다. 두 수장은 이날자리에서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한 힘들었던 속내를 밝히며 앞으로 이런 과정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일 개막된 4박 5일간의 제117차 IOC총회는 그야말로 이변을 속출하며 9일 폐막했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태권도는 끝이 아닌 시작을 알렸다. 4년 후 다시 존속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태권도는 이번과 같이 급박한 긴장감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며, 지속적인 ‘개혁’ 실천으로 올림픽 무대에 ‘꽃’이 되길 기대한다. (끝)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 이야기 ㅣ www.ilovetk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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