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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4 산(山)에 슬슬 빠져든다~ 왜 그럴까? (3)

지난 10월 1일. 몇 년 만에 산에 올랐다. 회사에서 그것도 내가 태권도와 무술인과 함께 화합을 다지는 의미로 산행을 기획한 행사이다. 그 앞날까지 며칠 동안 육체노동을 많이 한 터라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다. 이른 아침 일어났는데 손가락까지 근육통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지친 몸을 억지로 이끌고 출발했다. 중간에 아는 분을 픽업해서 목적지인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날씨도 쌀쌀했다. 이러다 감기몸살 앓는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말로만 듣던 남한산성. 한 번쯤 닭백숙 먹으로 간 게 전부였다. 기획자가 뒤처질 수 없어 몸을 부지런히 풀었다.

잠시 후 기분이 상쾌해지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찌푸둥하던 온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코에는 자연의 향기가 쉴 새 없이 들어오면서 정신도 맑아졌다. “오우~ 좋아졌는데”라고 스스로 의아하게 생각했다. 옆에 있던 직원들에게도 물었다.

“몸들은 어때?” 이 직원들도 나랑 상태가 비슷했다. 며칠 동안 회사 이전 때문에 함께 고생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직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이야기했다. “집에서 나올 때는 죽을 것 같던데, 지금은 좋은데요”라고 말이다.

3년 만에 산행. 여러 사람들과 함께해 더욱 즐거웠다.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찰칵.


40여분을 기다른 후 올 사람들이 다 온 듯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가파른 코스는 전혀 없었다. 3년만에 산행인데, 솔직히 산행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난이도가 최저수준이었다. 북문에서 출발하면 원래 그렇단다. 20여분을 천천히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을까. 수어장대(守禦將臺,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호)라는 곳에서 잠시 머물며 기념사진을 찍고 나오니, 이제는 내리막길뿐이었다. 그렇게 15분 지났을까. 원래 출발했던 곳에 도착했다. 싱겁다는 생각과 아쉬움이 밀려왔다.

함께 산행한 사람들과 식당 뒤편에 족구장에서 토너먼트 족구시합을 열었다. 한 쪽에서는 막걸리와 파전으로 요기를 했다. 몸도 기분도 좋아지니, 족구도 재밌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즐거웠다.

운동을 하고나니, 출출했다. 미리 식당에 예약한 닭볶음탕을 먹었다. 음식에 있어서 매우 까다로운 내 평가는 “죽였다”였다. 모두들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었다. 혹시 다음에 남한산성에 가게 되면, 북문쪽에 ‘청와정’을 가보시길 추천한다. 다른 메뉴는 안 먹어봐서 추천할 수 없고, ‘닭볶음탕’은 강추한다.

관악산 칼바위에서 해니.

이날을 계기로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산행’이다. 평소 걷는 걸 매우 싫어하는 나다. 올라갔다 다시 내려 올 걸 왜 힘들게 걷지?라는게 내가 평소 생각했던 산행에 느낀 점이었다. 아마도 그때는 어려서 몰랐나보다.

솔직히 산은 더더욱 싫어한다. 소싯적부터 운동을 하면서 매일같이 산을 뛰었다. 겨울에는 동계훈련으로 산에 들어가 지옥같은 훈련을 반복했다. 산을 단 한 번도 걷지 못했다. 뛰는 곳이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은 곳이니만큼 좋을 리가 없다. 아직도 산에 오르면 왠지 발걸음이 빠르다. 함께 오르는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주변 경치를 느끼고, 체력을 조절해야 하는데 내가 속보로 오르니 힘들수밖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이날 직원들과 산행 뒤풀이를 하면서 급하게 사내 산행모임이 결성됐다. 모두가 만족스러움에서 시작됐다. 급기야 올 겨울에 ‘한라산’을 등반하자라는 결정까지 됐다. 속전속결. 어제까진 12월 16일 한라산을 등반하기 위해 제주도 2박3일 일정을 알아 보았는데, 성수기가 겹치면서 경비가 너무 많아 목적지를 우선 수도권에 가까운 섬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암튼 10월 1일 첫 산행 이후 매주 한 번도 빠짐없이 산에 올랐다. 10월 8일에는 모락산, 10월 15일은 친구와 소래산, 10월 22일은 부천 고강동-작동-오류동-신월동 트래킹, 10월 29일은 회사 직원들과 관악산을 다녀왔다. 늘 느끼는 거지만, 내려오면 한 주 동안 쌓인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관악산에서 직장 동료와 함께.

이전까지는 주변 사람들이 주말마다 산에 간다고 하면, 왜 갈까 이해가 안 됐다. 회사생활하면서 많이 피곤할 텐데, 산에 다녀오면 다음 주는 어떻게 버티려고 그럴까 말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피로회복은 ‘방콕’이었다. 12시가 넘도록 늦잠을 자고, 아점을 먹은 후 계속 TV를 보다 또 한 숨 자고, 그러다 저녁식사를 하고, TV를 보다 잠을 잤다. 솔직히 이러면 몸이 더 무겁다.

산도 좋지만, 내려와서 먹는 식사와 막걸리 한 잔 또한 내가 산행을 좋아하게된 매력이기도 하다. 내일도 산에 가야하는데 누구와 어딜갈까 고민이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내게 한 직원이 “내일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데요”라고 한다. 음.... 지난 10월 15일 29일도 전국적으로 큰 비가 내린다고 했다. 결과적으론 오전에 잠깐 내리고, 내가 산에 다녀온 후에 내렸다.

관악산 정상에서 막걸리 딱 한 잔. 두 잔은 금물. 안전 산행을 위해선 절주하세요.


하늘도 내가 산행가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평일에도 늘 회사일로 늦게 들어온 내게 주말에도 산에 간다며 집을 비운 내게 와이프는 아직까지 싫어하지 않는다. 주말에 방에서 뒹구는 것보다 활동하는 게 좋아 보이나보다. 그만 두라고 할 때까진 계속 가야겠다. ^^

부천 작동에 왕배추.


산행길 마을 한 가운데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버티고 서 있다. 보기만해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고, 마음이 여유로워 진다. 내가 요즘 산행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에서 잠시 내려간 동네에 큰 닭이 날 반겼다. 꼬끼오~~~^^## 진짜 크다.


 


[By 해니의 세상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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